옛날부터 일본영화, 하면 많이들 카모메식당을 얘기하길래 한번 봐야지 했는데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비둘기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정말 일상의 즐거움과 잔잔함을 그대로 그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조물조물 뭔가를 만드는걸 화면을 통해서 보는걸 굉장히 좋아해서 조물조물 계피빵을 만들고
소금뿌린 연어를 굽고 깨끗한 기름에 돈가스를 튀겨 바삭하게 자르는 모습들 모두가 좋았다.
주인공 사치에의 말처럼 그냥 일상의 요리들일수 있는데 그 요리만을 집중해서 정성을 들여 해나가는모습들에서
나는 감동을 받은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나도 챱챱 야무지게 뭉친 연어와 매실을 넣은 카모메식당의 주요리
오니기리를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먹으면 더 바르고 따뜻한 사람이 될수 있을것 같아서.
인상깊은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부분에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혼자만의 수영을 즐기고 있던 부분이었다.
그 부분에서 나는 언젠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카모메식당이 스며들어갈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던 주인공사치에씨의
곧은 모습은 틀린것이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가게가 만원이 되었다'라는 사치에씨의 혼잣말에 수영
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 부분에서 모두는 변하고 혼자만이 존재한다고 느꼈던 사치에씨의 생활도 사실 많
은 주변사람들이 이루어진 삶이었구나 하고 해석했다. 그 장면은 갑작스러워 아이러니 하면서도 인상
깊었다. 오빠는 일본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역시 일본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본 영화들은
가지런한 일상의 소소한 부분들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엉망인것 같은 내 생활때문에 힘들때 나와는 다르게
곧게,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것은 좋은 일이다.